1. 스즈메의 문단속 줄거리
규슈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어느 날, 한 청년이 폐허가 있는 곳을 물어보며 자신은 어떤 문을 찾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청년의 이름은 '소타'로 여행을 다니며 폐허의 문을 찾아다닙니다. 어딘가 신비한 청년을 보고 그의 뒤를 쫓아간 '스즈메'는 산속 폐허에서 덩그러니 남겨진 낡은 문을 발견합니다. '스즈메'는 무언가에 이끌린 듯 낡은 문으로 손을 뻗게 되는데, 그 이후로 '스즈메'의 눈에는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재난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 재난을 막으며 애도하는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영화 평점 : 8.51점
2. 스즈메의 문단속 캐릭터 정보(감독)
감독(신카이 마코토)
스즈메
스즈메는 어린아이 때 재난 재해로 엄마를 잃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아직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소타를 만나고 그와 함께 재난을 막고 새로운 곳으로 떠난 후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 내면의 있는 상처를 점차 치유하게 됩니다.
소타
폐허 속의 문을 찾아다니며 문을 통해 나오는 재난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며, 여행을 다닙니다. 스즈메의 실수로 인해 소타는 의자로 변해버리고 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
다이진
요석이 갑자기 고양이로 변해 새로운 도시로 도망하고 그런 다이진을 스즈메와 소타가 쫓아갑니다.
3. 스즈메의 문단속 해석
다이진과 사다이진
다이진은 양을 상징하고 사다이진은 음을 상징합니다. 다이진은 일본어로 대신이라는 뜻으로, 다이진과 사다이진은 각각 우측 대신, 좌측 대신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다이진과 사다이진은 일본열도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신의 대리인이나 지진을 막아준다고 여겨졌던 요석 카나메이시(요석)를 동물의 형태로 묘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이진과 사다이진을 고양이로 묘사한 것은 작가가 고양이를 좋아해서도 있지만, 고양이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연재해와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이진의 목표는 크게 3가지로 지진을 막는 것, 소타를 자신을 대체할 요석으로 바꾸는 것, 스즈메의 아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진이 발생될 곳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지진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이유
영화의 주인공들은 마음이 상처투성이입니다.
스즈메는 지진으로 엄마를 잃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엄마를 찾는 악몽을 꾸며, 엄마가 만들어준 의자는 재난으로 인해 다리가 하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재난으로 인해 스즈메를 혼자 키우게 된 이모, 재난이 발생하여 폐허가 되고 잊힌 장소 등 각자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자는 이들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위로하려 합니다. 더 이상은 과거를 피하는 것이 아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치유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문단속으로 문은 열림의 의미도 있지만 맺음의 의미도 있는 것처럼 스즈메가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문안에 들어간 것은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돌아오겠다" 그리고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미즈란?
미미즈의 뜻을 일본어로 해석하며 지러이라는 뜻입니다. 형태가 지렁이처럼 생긴 것도 있지만, 연기처럼 올라갔다가 바닥에 다시 떨어지는 장면들은 미미즈가 자연재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이 미미즈는 나마즈(메기)라는 지진을 일으키는 초대형 메기로 일본 민간신앙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민간신앙에서는 열도 아래에 커다란 나마즈가 살고 있으며, 나마즈가 헤엄치고 출렁거릴 때마다 지진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마즈가 날뛰지 않도록 카나메이시(요석)을 이용해서 나마즈를 통제했다고 믿었으며,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으면 큰 지진이 발생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소타가 의자로 묘사된 이유
작가가 소타를 의자로 표현한 이유는 펜데믹으로 인해 집에서 의자에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자신이 의자에 갇혀있다는 기분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딘가 갇혀있다는 설정을 한다면 '의자에 갇혀 있다'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말했습니다.
그리고 의자의 디자인은 어느 날 작가는 친정댁에 가던 중 인적이 드문 버스정거장에 나무 의자가 우두커니 놓여있는 것을 보고 의자가 외로워 보이면서도 귀여워서 소타를 의자로 묘사하고 다리가 한쪽 없는 것은 스즈메가 사랑하는 엄마를 잃어서 아픈 기억과 재해의 상처를 엄마가 만들어준 의자를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
작중 등장하는 재난의 모티브는 동일본 대지진입니다. 2011년 3월 11일 최대 진도 7의 강진으로 일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며,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지진이었습니다. 대지진 이후에도 여진과 쓰나미로 인하여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봉일 기준으로 대지진 후 11년이 지났을 때는 이 대지진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건 일본 인구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가의 딸도 12살인데 이 사건에 대해 지진의 피해나 사건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11년이라는 세월은 국토를 부흥시키기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치유하기에도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었으나 그 모든 걸 잊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씁쓸한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이 영화는 자연재해나 인구 소멸로 사람들이 떠나며 폐허가 되는 장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왜 아무도 이러한 장소에 대한 애도를 하지 않는가?" 정말 이렇게 끝인 건가라는 생각에 로드무브 형식의 영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스즈메가 문을 연다는 건 재난 발생 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이며, 작가는 스즈메를 통해 기억의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폐허의 장소들
문의 존재는 장소의 존재를 나타내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에 문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고 해도 이곳은 누군가의 삶이 깃들어 있는 장소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을 사용하는 장소는 살아있는 장소, 문을 사용하지 않는 장소는 죽는 장소로 표현됩니다.
폐허 속의 장소들은 떠난 사람은 있었지만 돌아온 사람은 없는 죽은 장소라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이런 문들은 어떠한 계기로 열려버림으로써 재앙이 현실로 나올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즈메와 소타는 문을 다시 잠그기 위해 문에 대고 기도하고 애도를 표합니다.
문을 잠글 때의 기도문
아뢰옵기도 송구한 히미즈의 신이어 머나먼 선조의 고향 땅이어 오래도록 배령받은 산화 하천이여 경외하고 경외하오며 삼가 돌려드리옵니다.
이렇게 진심을 담은 애도를 마치고 나서야 문을 잠글 수 있는데, 이는 관객에게 잊혀가고 있는 장소에 대한 기억과 애도를 통해서만 현실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가는 이 영화는 문을 여는 영화가 아니라 문을 닫는 영화라고 합니다. 그래서 스즈메가 영화 초반에 문을 열었던 것은 제대로 닫기 위해 열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문을 외운 다음 "돌려드립니다"라고 하는데, 이 의미는 인간의 터전은 원래 자연 위에 지은 것이기 때문에 이제 사용하는 않는 공간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드린다는 뜻입니다.
로드무브 형식과 실제 재난재해
1일 차 규슈 미야자키현 : 구마모토 지진(2016)
2일 차 시코쿠 에히메현 : 산사태(2020)
3일 차 간사이 효고현 고베시 : 효고현 남부 지진(1995)
4일 차 간토 도쿄도 : 관동 대지진(1923)
5일 차 도호쿠 이와테현 : 동일본대지진(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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