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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클리셰를 모조리 깨는 영화

by segymgo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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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엑시트 영화 줄거리

'용남'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몇 년째 연이은 취업 실패로 집에서 백수로 지내며 눈칫밥만 먹습니다. '용남'도 한때는 대학교 산악 동아리의 에이스로 활동했지만 취업에는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칠순잔치를 하기 위해 온 가족들이 예약한 연회장으로 모이게 되는데 연회장에는 대학교 동아리 후배인 '의주'가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곳이었고 '용남'은 이를 알고 '의주'를 만나기 위해 집과 조금 먼 이 연회장으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용남'과 '의주'의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잔치가 무르익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연기가 빌딩을 덮치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이 의문의 연기에 휩싸여버립니다. '의주'와 '용남'은 연기가 유독가스라는 것을 인지하고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야 안전하다고 판단하며 연회장의 사람들을 대피시킵니다. 하지만 열쇠가 없어 욕상의 문을 열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 '용남'은 산악 동아리 시절에 쌓아 두었던 노하우와 체력을 동원하여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갑니다.

엑시트는 '용남'과 '의주'가 유독가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도망친다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 평점 : 8.99점

2. 엑시트 등장인물 정보(감독/출연진)

감독(이상근)

 

용남(조정석)

취업을 하지 못하여 공원에서 철봉운동을 하는 동네 바보 형으로 표현되는 인물로 조카에게 조차 무시를 당합니다. 하지만 그도 한때는 대학교 시절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습니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의 끝무렵에 연회장으로 가스통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피하려 하지만 첫째 누나인 정현이 의문의 연기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자 다시 연회장으로 대피하고 이어지는 문제에도 기지를 발휘하여 해결해 나갑니다.

 

의주(윤아)

연회장에서 부점장으로 궂은일을 맡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대학교 선배인 용남의 어머니 칠순 잔칫날 사건이 발생하고 연회장 사람들을 우선 대피시키는 등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용남을 도와 재난으로부터 함께 도망칩니다.

 

장수(박인환)

용남의 아버지로 용남이 위험한 일을 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아들을 말려보지만 말을 듣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아들을 보고 걱정합니다.

아들을 남겨두고 온 것에 무척 마음 아파하며 아들을 다시 찾아가려고 강으로 향합니다. 강에 도착하자 드론을 날려 재난현장을 촬영하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장수를 그들에게 드론으로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돈을 건네줍니다.

 

현옥(고두심)

용남의 어머니로 잔칫날의 주인공입니다. 막내아들인 용남의 앞날을 걱정하며 용남이 무사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정현(김지영)

용남의 첫째 누나로 유독가스로 인해 피부가 쓸리고 호흡 곤란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구조되어 치료 후 상태가 호전되며 용남의 구조소식에 눈물을 흘립니다.

 

구 점장(강기영)

의주에게 플러팅을 하는 직장 상사입니다.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주진 않습니다.

3. 재난영화의 클리셰를 파괴하는 영화

재난영화 속 빌런(민폐 캐릭터)

기존의 재난영화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민폐를 끼쳐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드는 캐릭터들이 한 명씩 존재하는데 엑시트에서는 크게 잘못하는 민폐 캐릭터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대응이 느리거나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려는 무능한 정부 또한 엑시트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빠른 기자회견으로 생존방법 등을 알려주고 새로 경험하는 재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빠른 대응으로 관객이 답답하지 않도록 보여줍니다.

 

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으로 젊은 관객과 공감에 성공한 영화

엑시트는 '용남'과 '의주'처럼 남녀의 젊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전개하는데 재난 영화를 통해 젊은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든 영화입니다. 대학교 졸업 후 수많은 면접에 떨어져서 백수로 지내는 '용남'과 연회장에서 부점장으로 일하지만 힘든 일들을 모두 다하며 상사에게는 플러팅을 당하는 게 일상인 '의주'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청춘들로 나옵니다. 그런 이들이 뿌연 연기로부터 도망간다는 엑시트의 은유적인 표현이 성공적으로 표현되었고 생존을 위해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영화는 개연성 있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대학시절 산악 동아리 활동에 전념한 두 사람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주인공들이 재난으로부터 도망칠 때 도움되었던 클라이밍처럼 "비록 타인에게 당장 인정받지 못하는 재능이지만 계속 연마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인생에 꼭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라는 따듯한 메시지와 진정성 있는 응원을 관객에게 전달해 줍니다.

 

현실에서 다시 현실 속으로

영화의 후반부에서 용남과 의주가 건물과 건물사이를 건너고 올라갈 때 많은 사람들이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며 응원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들이 재난에서 탈출하면 유명세를 탄 용남에게 어떠한 직업이나 명성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그러나 기존의 재난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마지막 인무 완수 후에 받는 수많은 플래시와 기자의 관심이 엑시트에서는 전혀 없었고 심지어 인터넷 방송으로 응원하던 단 한 사람도 그들을 맞아주지 않습니다.

용남이 탈출하고 처음 맞아준 사람은 용남이 창피해서 모른척하더 조카였고 용남을 백수라고 잔소리만 하던 가족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윤아는 가족조차 나오지 않고 전화로 가고 있다는 통화가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현실 속에서 영화가 시작하고 현실 속으로 다시 자연스럽게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과학 기술에서 자연으로 해결

대부분의 재난영화들은 자연으로부터 재해가 발생하고 과학으로 이를 막거나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간혹 자연으로 발생하여 자연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재해를 보여주며 인간은 자연의 힘 앞에서 끊임없이 도망치며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고 초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엑시트는 이런 클리셰를 파괴하여 기술로 인해 재해가 발생하고 자연이 재해를 멈추게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유독가스는 어는 화학 회사의 연구원이 원한으로 회사 앞에서 자신이 만든 유독 가스를 살포하는데 후반에 이 유독가스는 살수하며 괜찮아진다는 것이 나오고 영화의 마지막에 비가 내려 기술로 인한 재난을 해결해 줍니다.

 

한국 재난영화의 흥행공식

200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 자본으로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면서 큰 자금을 투자한 기획영화가 만들어지는데 그로 인해 한국형 재난영화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검증된 흥행공식만 따르는 공장형 제품처럼 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흥행공식은 영화 초반부 코미디로 가다가 후반부는 신파를 넣어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뻔한 스토리로 관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만 안겨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엑시트는 영화의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코믹 요소를 놓치지 않고 신파를 배제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고난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도 '웃기면서 슬픈' 상황으로 보이게 만들고, 조연의 죽음을 억지로 만들어 관객의 눈물을 강요하는 기존의 한국 재난 영화의 클리셰를 완전히 깨버려서 관객에게 통쾌함까지 선사해 줍니다.

 

키스신

영화의 마지막에서 용남이 카라비너를 의주에게 돌려주지만 유나는 그 작은 카라비너가 무겁다며 다음에 돌려달라고 말합니다. 이는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의주의 수줍은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엑시트는 재난영화의 마무리인 남자주인공과 히로인의 키스 대신 젊은 이들이 썸을 타는 듯한 애틋한 연출로 관객에게 신선함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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